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는 서울의 한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팀을 이끌던 평범한 40대 가장이었습니다. 아침마다 중학생 큰딸과 초등학생 두 딸을 챙겨 등교시키고, 아내와 함께 출근하며 정신없는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조직 개편과 프로젝트 종료로 인해 예상치 못하게 퇴사를 하게 되면서 저의 일상은 한순간에 멈춰 섰습니다. 막막한 마음에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가족의 생계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 바로 실업급여였습니다. 이전에는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제도를 직접 신청해야 하는 상황이 되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며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고, 모든 절차가 통합된 ‘고용24’ 시스템을 통해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저와 같이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위해 고용24를 통한 실업급여 신청 방법을 차근차근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직확인서 처리 여부 확인
실업급여 신청 절차를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전 직장에서 ‘이직확인서’를 정상적으로 처리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직확인서는 퇴사 사유, 피보험 단위 기간, 평균 임금 등의 정보가 담긴 서류로, 실업급여 수급 자격을 판단하는 가장 기초적인 자료가 됩니다. 회사가 국세청에 상실 신고를 하고 고용센터에 이직확인서를 제출해야 비로소 전산상으로 조회가 가능합니다.
고용24 홈페이지에 공동인증서나 간편인증 등으로 로그인한 후, ‘실업급여’ 메뉴에서 ‘이직확인서 처리여부 조회’를 통해 본인의 이직확인서가 제대로 처리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조회가 되지 않는다면, 이전 직장의 인사팀이나 담당자에게 연락하여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요청해야 합니다. 이 단계가 완료되지 않으면 다음 절차를 진행할 수 없으므로 반드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본격적인 절차의 시작, 구직 신청하기
이직확인서 처리가 완료된 것을 확인했다면, 이제 본격적인 실업급여 신청 절차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 첫 번째 단계는 ‘구직 신청’입니다. 이는 단순히 일자리를 찾아보는 행위가 아니라, 고용24 시스템에 공식적으로 구직 의사가 있음을 등록하는 절차입니다. 구직 신청 역시 고용24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통해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는 ‘채용정보’ 메뉴의 ‘구직신청’으로 들어가거나, 모바일 앱에서는 전체 메뉴에서 ‘구직신청’을 선택하면 됩니다. 신청 화면으로 이동하면 기본 인적사항, 학력, 경력 등을 입력하는 란이 나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직신청 사유’를 ‘실업급여’로 정확히 체크하는 것입니다. 또한 희망하는 직종, 지역, 급여 조건 등 취업 희망 사항을 구체적으로 입력해야 합니다. 모든 정보를 입력하고 최종 확인을 마치면 ‘구직등록 확인증’을 발급받을 수 있으며, 이로써 공식적인 구직 신청 절차가 완료됩니다.
온라인 교육 이수
구직 신청을 마쳤다면 다음은 실업급여 수급 자격을 신청하기 위한 온라인 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이 교육은 실업급여 제도의 취지, 수급자의 권리와 의무, 부정수급 예방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향후 실업인정 절차를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교육은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며, 9개 정도의 짧은 강의 영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용24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의 ‘실업급여’ 메뉴에서 ‘수급자격 신청자 온라인 교육’을 선택하여 동영상을 시청하면 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동영상 교육을 시작한 후 7일 이내에 모두 수료해야 하며, 기간이 지나면 처음부터 다시 수강해야 합니다. 둘째, 교육을 모두 마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반드시 거주지 관할 고용센터를 방문하여 다음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만약 14일이 지나면 이수한 교육이 소멸되므로 일정을 잘 확인해야 합니다. 이 교육은 나중에 1차 실업인정을 위해 듣게 될 ‘온라인 취업특강’과는 별개의 교육이므로 혼동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고용센터 방문 및 수급자격 인정 신청
온라인으로 구직 신청과 사전 교육 이수를 모두 마쳤다면, 이제 직접 고용센터를 방문할 차례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온라인 교육 수료 후 14일 이내에 신분증을 지참하고 거주지 관할 고용센터를 찾아가야 합니다. 고용센터에 방문하면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방문했다고 알리고, 담당 창구에서 ‘수급자격 인정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게 됩니다.
담당자는 이직확인서의 내용과 신청서 내용을 바탕으로 실업급여 수급 자격이 되는지를 최종적으로 검토합니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앞으로 실업인정을 받아야 할 날짜와 구직활동 방법에 대해 안내해 줄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1차 실업인정일은 고용센터 방문일로부터 약 2주 뒤로 지정됩니다.
구직활동과 실업인정
수급자격이 인정되었다고 해서 바로 실업급여가 지급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정된 ‘실업인정일’마다 적극적으로 재취업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실업인정’을 받아야만 구직급여가 지급됩니다. 1차 실업인정은 대부분 집체 교육으로 진행되거나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되며, 2차부터는 본격적인 구직활동 내역을 제출해야 합니다.
통상적으로 4주에 한 번씩 돌아오는 실업인정일에 맞춰 최소 2회 이상의 구직활동을 증빙해야 합니다. 구직활동으로 인정되는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입사 지원 (워크넷, 사람인 등 채용사이트 지원 내역)
- 면접 참여 (면접확인서 등)
- 직업훈련 수강 (내일배움카드 등 연계 훈련)
- 고용센터 주관 취업특강 참여
이러한 활동 내역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와 함께 실업인정일 당일에 고용24를 통해 ‘실업인정 신청서’를 제출하면, 확인 절차를 거쳐 구직급여가 지급됩니다.
반드시 알아야 할 유의사항
실업급여를 수급하는 기간 동안 몇 가지 반드시 지켜야 할 중요한 사항이 있습니다. 만약 허위로 구직활동을 보고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받게 되면 ‘부정수급’으로 간주되어 지급된 금액의 몇 배에 달하는 추가 징수금과 함께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실업급여 수급 중 단기 아르바이트 등으로 소득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실업인정 신청 시 해당 사실을 신고해야 합니다. 소득 발생 사실을 숨기고 급여를 받다가 적발될 경우 이 또한 부정수급에 해당하여 큰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모든 절차와 규정을 성실히 이행하며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